[펌] 파드캐스트, 왜 우리나라에서는 안뜨지?

[from UmediaClub]

소제목 : 작은 것을 지향하는 디지털 사업
by 아거(www.gatorlog.com)

나노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노 구매자들을 허망하게 망들었다고 알려진 새 아이팟. 새 아이팟은 이름이 따로 없다. 그냥 아이팟이다. 다시 말해 이게 앞으로 애플 아이팟의 미래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는 셈이다.

애플 유직 스토어(iTMS)의 상품 카탈로그에 추가된 목록을 보니 ABC 방송의 텔레비전 쇼 몇 개가 보인다. 이것 주목할 필요있다. 픽사 숏 필름이야 자기네들 것이니까 그렇다고 치고, 한때 계약관계를 둘러싸고 갈등을 보이던 디즈니와 애플이 어떻게 이 디지털 컨텐츠 사업에서 다시 손을 잡았을까? (참고로 ABC방송은 디즈니가 소유하고 있다).

뮤직 비디오야 사실 iTMS에 사정하고 들어가야 할만큼 뮤직 비디오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더 큰 득이 있겠지만, 애플이 ABC방송 쇼 몇 개를 광고나 ABC라는 회사 로고도 없이 유통시킨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어떻게 사기쳤을까?



화질, 당연히 이만한 화면 pixel에서만 잘 보인다.

여기서 확대시키면 흐려지는것은 당연하다. 애초 이게 무슨 높은 화질의 HDTV에서 보는 사람을 대상으로 판매하는게 아니잖은가? jaymyung님이 지적한대로 ‘동영상의 화질이 구리다’고 나름대로 심미안을 자랑하는 사람들은 잠수교 난간에서 광어 찾는 격이다.

데이비드 포우그가 뉴욕타임즈에 쓴 리뷰에서 immersive(빠져들게 하다)라는 단어 하나가 이번 사업의 특징을 잘 잡아준다. 이걸 새 아이팟에서 이어폰 끼고 보고 있으면 정말 빨려들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광고나 아무 걸리적 거리는 것 없는 50분짜리 텔레비전 쇼 하나를 1분 정도에 다운받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여전히 DRM에 불만이지만, 인류 역사상 최고의 드라마로 꼽히는 대장금을 제외한다면 어디 텔레비전 드라마 보고 또 보는 사람있으랴?

파드캐스트, 왜 우리나라에서는 안뜨지 이렇게 질문하는 분들 간혹 있다. 문제는 컨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전문적인 컨텐츠의 진출이 조금씩 이어지고 있다. 일단 블로그처럼 아마추어들의 컨텐츠를 이야기하는게 아니다. 기존 방송국들이 방송을 mp3로 만들어 내보내는 것이다. NPR뉴욕의 On the media같은 쇼처럼 전문 방송인들이 진행하는 쇼는 예전같으면 전혀 들을 수 없는 고급 컨텐츠가 아니던가?

그런 쇼를 내보내주면 당연히 기다리면서 듣게 된다.

글로 보는 것하고 귀로 듣는 것은 다르다. 일반인들이 올리는 순수 아마츄어 파드캐스트를 1시간씩 듣고 다닐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나는 좋아하는 몇 몇 FM 방송(노래의 날개위에, 세상의 모든 음악)의 mp3를 그냥 올려준다면 열심히 청취할 것 같다.

그런데 청각으로만 전해지는 쇼는 교양으로도 들을 수 있겠지만, 시각이 들어가면 오락으로 보게 된다. 다시 말해 최근 비즈니스윅이 산업계 리더들의 토론이나 인터뷰를 VOD로 판매한다고 하지만, 이런 데는 대중적인 수요는 없는 법이다.

그런 점에서 ABC방송 프로그램이 애플 뮤직 스토어에 들어온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 대형 컨텐츠 업계 몇 개 잡게 되면 애플은 이제 대박나는 셈이다. 독립 영화사들도 아마 주판을 튕귈지 모른다. 아마 DVD장사에 타격을 우려해 안할 지도 모르지만…

물론 우리나라와는 관계가 없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업 모델이 나오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앞으로 디지털 시대에는 두가지의 컨텐츠 모양만이 존재할 지도 모른다. 아주 높은 화질, 높은 음질이거나….. iTMS에서 파는 것처럼 작은 것을 지향하는 컨텐츠들이다. CD시절을 살던 우리가 언제부터인가부터는 128kbps로 녹음된 음악에 아무런 불만이 없이 음악 생활을 하고 다닌다. 이상한 일이다.

새 아이팟이 나올때마다 아이팟의 두께는 얇아진다는 아이팟의 파라독스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모르지만, 여하간 분명한 것은 디지털 시대에 컨텐츠 산업은 작은 것을 지향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압축 기술이 점점 발달한다는 이야기다.

작은 것을 지향 (이어령식 일본어 표현으로하면 축소 지향)하는 것은 일부 사람들이 주창하는 “유비쿼터스”라는 개념과 만나게 된다. 애플이 지금은 사정하고 다니겠지만, 유비쿼터스 환경이 보편화되면 애플은 컨텐츠업계의 월마트가 될 지도 모른다.

“짜식 가격 좀 깍아서 넣으라니까… 싫으면 관둬…..다른데 알아봐…”

시장에서는 숫자로 말하는 법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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