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인터넷 뉴스미디어, 정보구성에 원칙은 있는가?

* 이번에 컬티즌에 올린 컬럼입니다. 컬티즌 상황으로 인해 그림파일이 올라가지 않아서 매우 안타까워하는 중 ㅠㅠ


인터넷 뉴스 미디어, 정보구성에 원칙은 있는가?


포털 사이트의 뉴스서비스에 대하여 우려와 비판의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스포츠신문이 행해온 선정성과 상업성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것은 물론이려니와 원문을 변경하는 등의 문제도 빈번하게 발생해왔다.


이미 우리 사회는 인터넷을 차단한 상태로는 생활이 불가능 할 정도의 의존도 높은 상황에 도달해있다. 상위 6개의 포털(네이버, 다음, 네이트, 야후코리아, 엠파스, 파란닷컴)의 뉴스 미디어 점유율은 인터넷 뉴스 미디어 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신문구독률을 하락시켰으며, TV방송 시청시간에 하향곡선을 그리게 했다. 새로운 정보를 얻고 여론을 형성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끼치던 두 매체의 힘이 포털 사이트의 뉴스 서비스에 상당부분 이양된 것이라 하겠다.


지금까지 이야기 되어 온 인터넷 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비판은, 질이 떨어지며 선정적인 기사로 도배된 정보들을 전면에 부각시키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드라마 삼순이가 뜨면 온통 삼순이 이야기로 뉴스 화면이 도배된다. 또한 검증되지 않은 자극적인 기사들이 메인화면에 버젓이 올라오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즉, 컨텐츠의 성격과 메인화면(포털 초기화면)에서의 노출문제가 주요한 이슈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미디어 매체에 대한 비판기준들을 상기해본다면 우리는 아직도 인터넷 뉴스 미디어를 어떠한 기준으로 비판하고 감시해야할지 모르고 있다고 봐야한다.

기존의 언론매체들은 기사의 진위 여부나 논조, 방향성과 같은 내용 뿐 아니라, 편집 역시 중시해왔다. 편집은 기사 하나 하나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각각의 기사들 간의 관계와 상호작용까지를 포함하여, 전체를 조망하는 것이 바로 편집의 역할이다. 바로 그 때문에 기사를 어느 지면에 위치시킬 것인지와 그 크기와 같은 협소한 지점에서부터 시기적인 상황에 대한 고려까지를 모두 포함시켜야 하는 것이다. 대통령 탄핵 이후 맞이한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거가 행해지는 주가 황금연휴라 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기사가 제법 크게 다뤄진다면 이것은 편집에 있어서 특정한 방향성이 작용한 것이 아닌지 의심해 봐야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기사는 투표율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으며, 투표율에 따라 선거의 향방이 바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터넷 미디어의 경우에도 편집의 문제는 존재한다. 일차적으로 포털 메인 화면에 등장하는 기사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뉴스 서비스가 어떠한 기준들에 의해 분류되고 있으며, 각 페이지들의 구성요소에는 무엇이 있는지, 또한 뉴스 서비스를 구성하고 있는 정보들 간의 링크와 구조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정보구조는 사용자로 하여금 특정한 장소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된다. 즉 뉴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다수의 사람들로 하여금 특정한 정보를 더 많이 보도록 하며, 특정한 방향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구조에 대한 이해는 쉽지 않은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평면으로 이루어진 신문과 달리, 인터넷 미디어는 비선형적 구조로 정보를 배치하고 있다. 이것을 객관적인 자료로 변환한다는 것에는 어려움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도는 행해져야만 하며, 다양한 시도들 속에서 기준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이 작업은 ‘네이버-뉴스’와 ‘미디어다음’ 두 곳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2005년 7월 3일에서 7월 10일 사이의 뉴스 서비스에 대한 분석으로 구성요소 전체를 포함하지 않으며, 모든 페이지를 구조화한 것은 아니다. 이것은 기사들이 위치하는 메뉴들에는 무엇이 있으며, 해당 기사로 접근할 수 있는 통로에 어떤 것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제작된 구조도라 할 수 있다.


그림1-<네이버 뉴스_요소 리스트>

그림2-<미디어다음_요소 리스트>


첨부한 두 개의 파일을 통해 우선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뉴스서비스의 규모가 생각한 것 이상 방대하고 복잡하다는 점이다. 각 신문사로부터 제공받은 기사 외에도 케이블TV에서 생산되는 동영상과 잡지 기사, 연재만화를 비롯하여 퀴즈, 쇼핑정보, 문자서비스 신청과 같은 내용들이 속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뉴스’가 지닌 최대범위 안에서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한 곳에 모으겠다는 취지를 반영이라도 하듯, 각 포털의 뉴스서비스는 확장의 방향만 유지할 뿐 절제의 미덕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리하여 하루 1만여 건의 기사가 이곳에서 소비되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서 문제는 발생한다. 본래 뉴스의 기능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여론을 조성하는 것 외에도 계도와 교육의 측면을 포함하고 있었다. 52면 기준, 260g의 신문 한 부는 구독자 전체의 취향을 고스란히 반영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그것이 보수이든 진보든 자신들의 방향성을 담아,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생각이 포함되어 있었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말을 하기 위해, 언론은 존재해왔다. 그런데 인터넷 미디어로 매체가 변환되면서 ‘아무거나 골라보세요’라는 방식으로 뉴스의 성격이 뒤바뀐 것이다.

정보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게 되자 기존의 균형은 사라지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협소해진 문화면의 크기는 물론이고, 스포츠지와 연예정보지의 컨텐츠 공급량이 증가하며 사회, 정치, 경제, 국제면의 힘 역시 동반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제정세의 경우 테러가 발생해 잔혹한 사진과 동영상 몇 개 올라오지 않고서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림3-<네이버 뉴스_구조도>


2차 메뉴 페이지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 간의 연결 상황을 간략하게 보여주는 구조도를 보면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명확해진다. 이 문제점을 네이버 뉴스 서비스를 통해 살펴보도록 한다.(그림3)


대부분의 뉴스 서비스는 기사 본문만을 서비스하지 않는다. 기사 제목을 클릭하면 펼쳐지는 화면은 상하좌우에 여러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좌우측에 링크를 포함한 여러 요소들이 눈에 띄는데, 다른 섹션으로 이동하거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들은 무엇이 있는지를 확인하게 해주는 포커스 리스트 같은 것이 여기 포함된다. 보통 기사 오른쪽에는 ‘핫이슈’나 ‘가장 많이 보는 뉴스’와 같은 메뉴들이 페이지마다 노출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거의 모든 페이지에 등장하는 우측의 이러한 메뉴들은 모두 상단 메뉴인 ‘핫이슈/토론’의 하위 메뉴들로 이동하게끔 구성되어 있다. ‘핫이슈’나 ‘토론장’, ‘랭킹뉴스’로의 링크가 특히 많으며, ‘토론장’의 첫 화면은 ‘토론장 베스트’, ‘화제의 토론’과 같은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성은 한 가지 원칙을 시사한다. 다른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본 것을 나도 봐야한다는 것이다. 랭킹의 개념을 뉴스서비스 전체에 적용한 사례는 네이버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야후 코리아, 네이트의 경우에는 순위까지 제공하며 뉴스기사를 서비스하고 있다. 뉴스에 매겨진 순위는 뉴스들 끼리 서로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뉴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로 하여금 ‘1위 뉴스를 봐야 세상에서 뒤쳐지지 않는답니다.’를 권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 동참하고 세상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1위 뉴스’를 봐야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순위가 결정되는 방식에 큰 문제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동시진행 게임이 아니다. 교대 진행 게임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순위는 소수의 몇 사람이 많이 본 뉴스를 계속하여 상위에 위치하도록 만들 가능성이 큰 게임방식이다. 10명이 본 뉴스라도 일단 상위로 랭크되면, 이것은 모든 뉴스 페이지 우측의 ‘가장 많이 본 뉴스’ 리스트로 올라가게 되고, 막대한 노출력을 바탕으로 상위권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 그런 이유로 ‘내 몸매 어때요’라는 제목의 기사가 상위 3위에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nate.com 2005년 7월 10일 종합 3위 기사 제목) 결국 제목의 선정성과 노출의 빈도가 기사의 파급효과와 순위에 영향을 주는 주원인이 된다.


인터넷 뉴스 서비스의 순기능은 분명 존재한다. 댓글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고, 해당 기사를 시작으로 하여 토론장이 개설되었으며, 나아가 네티즌 청원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큰 축이 되어왔다. 타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언론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의식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미디어 다음의 경우, 편집실을 열어 기사제보와 ‘e-옴부즈만’코너를 운영하는 등, 독자의 의견을 듣기 위한 노력을 시행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아직은 그 변화의 속도가 더디기만 하다. 비판의 목소리를 듣는 귀는 만들었으나, 어떠한 비판적 의견이 있었는지는 외부에 노출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미디어 다음의 경우가 조금 나은 것으로, 다른 포털의 경우 잘못된 기사에 대한 정정이나 문의를 받는 창구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은 현실이다. 여기에는 뉴스를 ‘유통’할 뿐이라는 의식이 반영된다.


매체의 변화는 이미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 포털의 뉴스 집중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며, 언론사 닷컴과 뉴스를 서비스하는 다른 사이트들은 포털이 구축해 놓은 뉴스 서비스의 양식을 그대로 수용하게 될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이제 기준을 마련해야 옳지 않을까? 뉴스 서비스에 순위를 도입하는 것에 문제는 없는지, 리플이 많이 달린 기사와 조회수가 높은 기사 목록이 모든 페이지에 등장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 기사와 광고의 관계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 것인지, 자사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사이트와 쇼핑몰로 이동하는 링크가 뉴스서비스 중간에 등장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 이와 같은 문제들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시기는 과연 언제쯤인지 그것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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