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뉴미디어 시대의「인터넷 언론」

[from ZDnet]

뉴미디어 시대의「인터넷 언론」
김효정 기자 [2006/05/02]

지금 이 뉴스를 어디에서 읽고 있는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서 읽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부분 사람들이 포털에서 뉴스를 본다는 이유로 ‘포털이 곧 언론’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디지털화 시대. 이제 뉴스도 신문이나 TV, 라디오 등 시공간적으로 제한적인 매체가 아닌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인터넷 상에서는 텍스트, 동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뉴스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검색포털 사이트에서는 검색, 메일, 커뮤니티와 함께 뉴스를 주요 서비스로 취급하면서부터 많은 뉴스 이용자들이 포털을 주요 매체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한 인터넷 사이트 조사기관 발표에 의하면, 국내 전체 인터넷 인구의 86%인 2천6백9십2만 명 가량이 인터넷 뉴스 순방문자(UV)로 조사된 바 있다. 이러한 인터넷 뉴스 이용의 확산은 포털 사이트의 뉴스 서비스 강화가 주원인으로, 국내외 모든 뉴스가 포털에 집결되고 포털은 이를 재가공해서 하루 24시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털 위주의 뉴스 소비 성향 강세
코리안클릭에 의하면, 뉴스 서비스 1, 2위 자리를 다투고 있는 다음과 네이버의 지난 3월 UV는 각각 1천9백9십만 명과 2천1십만 명으로 조사됐다. 구독의 편리함 때문에, 특별히 전문적인 기사가 아니라면, 네티즌들은 일부러 뉴스 사이트에 들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지난 3월 기준 사이트 UV 수를 비교해 보면, 포털 사이트와 뉴스/미디어 사이트의 현저한 차이를 알 수 있다. 포털 사이트 UV 1, 2위를 기록한 네이버와 다음의 3월 UV는 약 5천4백7십만 명이고, 이중 뉴스서비스 방문자는 약 4천1십만 명이다. 이에 비해 각 분야별 뉴스/미디어 사이트 1, 2위를 차지한 6개 사이트의 UV의 합은 약 2천2백30만 명으로 포털 사이트 한 개의 UV보다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포털 사이트포털 뉴스종합일간지경제/전문지인터넷신문/뉴스
1위(UV)네이버(27,908)네이버(20,963)조선닷컴(6,858)머니투데이(4,008)이데일리(1,945)
2위(UV)다음(26,772)다음(19,944)조인스닷컴(6,597)매일경제(1,529)지디넷(1,373)
54,68040,90713,4555,5373,318
(06년 3월 기준, 단위 : 1천명)

업계 관련자들은 “그나마 뉴스/미디어 사이트의 UV가 이 정도까지 증가한 주요 이유가 포털 사이트에 뉴스를 제공했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언론사의 입지는 포털에 비해 더욱 낮게 평가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뉴스 소비 형태가 포털 위주로 개편됐기 때문에 언론사들은 점점 더 포털 의존적인 경향으로 가고 있다.

포털 방문자 75%가 뉴스서비스 이용
이렇듯 포털 뉴스 섹션은 매일 수백 건의 기사가 올라오고, 포털 서비스 방문자의 75%(지난 3월 기준)가 이용하는 주요 서비스이다. 그렇지만 보여지는 지면(페이지)은 한정돼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뉴스를 선별하고 편집하는 부서가 생겨났으며, 이에 따라 언론사에서 제공하는 뉴스를 마음만 먹으면 조절할 수 있는 위치까지 왔다.

네이버의 경우 뉴스를 관리하는 미디어서비스팀 인원만 34명이다. 이는 중소 온라인 뉴스 사이트의 기자 수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는 정책상 포털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때문에 미디어 역할까지 담당하는 것은 포털의 역할이 아니라고 보며, 각 언론사에서 제공받는 뉴스를 유통하는 데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음은 미디어다음 부문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가며 ‘언론으로서의 포털’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자체적으로 5~6명의 취재 기자를 두고 직접 뉴스 생산까지 하며, 최근 국내 미디어 부문을 총괄해 온 석종훈 대표를 현 이재웅 대표이사와 함께 다음미디어의 대표이사에 선출하는 등 더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다음미디어의 석종훈 대표는 세미나 등 공적인 장소에서 공공연히 다음미디어가 진정한 차세대 미디어이며, 기존 언론사들은 사양길로 접어들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는 한 세미나의 강사로 나선 자리에서 “우리는 기존 매체들의 뉴스를 싼값에 사와서 서비스를 하면 된다… (중략) … 많은 매체들이 돈을 안 받아도 좋다. 심지어는 돈을 내도 좋으니 자기네 콘텐츠를 다음에 노출되게 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털의 언론화, 여론 조성 권력 갖춘 포털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사이트는 미디어에 대한 기본 정책은 다르지만, 이미 뉴스를 유통하는 채널의 역할을 벗어났다. 석종훈 대표의 말처럼, 포털은 언론사에 우월적인 위치에서 얼마든지 선택적으로 언론사의 뉴스를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UCC(사용자생산콘텐츠)를 활용해 콘텐츠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도 있다.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노출 빈도를 높이고 보자는 언론사의 실수와 포털의 지배적인 뉴스 콘텐츠 유통 구조로 인해, 포털은 ‘권력’을 갖게 됐다. 이 권력은 여론을 형성하고 조정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됐다.

정치적 요소를 빼놓을 수 없는데, ‘대통령과의 인터넷 대화’, ‘선거 유권자 동영상 브리핑’, ‘정치인 개인 홈페이지’ 등 정치적인 요소가 인터넷에 퍼져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과거 조선일보 등이 정치권과 결탁해 오프라인에서 여론 몰이를 시도했듯이, 이제는 인터넷을 활용해 더욱 쉽고 파급효과가 큰 정치적 여론 조성의 힘을 포털이 갖추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포털이 의도적으로 특정 성향의 뉴스를 선별해 보여주거나 할 경우, 포털의 서비스에 길들여진 이용자들은 전면에 노출되거나 강조된 뉴스나 콘텐츠에 현혹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한 이미 잘 알려진 ‘개똥녀 사건’이나 ‘기간제 여교사 성폭행 사건’ 등에서 트래픽을 증가시키기 위해 잘못된 UCC를 방조하는 등 의도적으로 여론을 조성해 마녀사냥의 온상지가 됐다.

아쿠아 프로젝트, 언론사의 뒤늦은 대책 강구
그러므로 뉴스 등 미디어 부문에 있어 포털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유통 채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수많은 전문 뉴스 사이트들에 의해 생성된 뉴스는 그 동안 열악한 언론사 IT 기반과 분산된 정보 체계로 인해 포털에 의존해 온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언론사들은 이러한 잘못된 인터넷 뉴스 유통 구조로 인한 폐해를 바로잡고, 동시에 스스로 먹고 살 길을 찾기 위해 뒤늦게 나마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34개 언론사들이 뉴스 공동 DB를 구축하고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공동으로 플랫폼을 구축한 아쿠아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이는 최근 1차 아카이브 구축을 끝내고 5월 중 공개 예정이며, 뉴스 저작권 및 인터넷을 돌며 내용이 수정되는 이른바 ‘가짜뉴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 뉴스에 맞도록 각 언론사의 포맷을 통일한 표준화 플랫폼을 만들고 검색 기능을 강호했으며, 언론사별 헤드라인 뉴스에 가중치를 부여함으로써 특정 뉴스를 돋보이게 하는 정치성을 차단했다.

그렇지만 이 프로젝트는 각 언론사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처음 해보는 시도인 만큼, 아직 모든 언론사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다는 점과 기존 포털 뉴스서비스에 길들여진 네티즌의 인식 변화, 또한 5일 이상 지난 과거 뉴스에 대한 유료화 문제가 선결과제로 남아 있다.

포털 저널리즘은 언론이 아니다!
포털에는 현직 전문 기자들 보다 글을 잘 쓰고 해당 분야의 지식이 더 많은 블로거들이 있고, 집결된 뉴스를 재가공해 수많은 이용자에게 서비스하고 멀티미디어 기능까지 전폭지원하고 있지만 포털은 언론이 될 수 없다. 즉, 미디어 서비스를 할 뿐이지 그 자체가 미디어는 아닌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포털은 언론사가 아닌 기업이라는 점이다. 네이버의 최휘영 대표, 다음미디어 석종훈 대표를 비롯해 야후, 엠파스 등 대부분 국내 포털의 수많은 임원들이 기자 출신이라고 해서 그 기업이 언론이 될 수는 없다. 그들은 이제 기자가 아닌 기업가일 뿐이다. 기자 출신 포털 관계자의 말처럼 ‘단어 한두 개와 기사 배치에 따라 수억 원의 매출에 영향을 주는 포털 비즈니스’에서 미디어를 논해서는 안 된다.

또한 가짜기사에 대한 책임은 물론 블로거의 글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 전문 뉴스 사이트가 미디어 브랜드로서의 ‘자산 고유성’이 있다면, 포털은 이용자 대상 서비스기 때문에 어느 순간 이용자가 떨어져 나가면 존재가치 자체를 상실하게 된다. 다시 말해, 이익 창출을 위한 기반 서비스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언론, 뉴미디어 시대에 맞는 플랫폼 필요
포털 뉴스의 득세는, 언론이 뉴미디어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는 이제 단순한 콘텐츠가 아닌 다양한 멀티미디어와 부가서비스를 원하고 있는 반면, 기존 언론사들은 혁신의 노력도 없이 전문성만을 강조하는 듯 보인다.

이제 뉴스 콘텐츠의 가치는 ‘유통’에 있다. 그리고 여기서의 유통은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논조를 살리는 동시에, 개방적이며 합리적인 유통망, 즉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다.

검색 기능, 멀티미디어와의 연계, UCC 강화, 지식/문서 연계 등의 서비스가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어, 텍스트만을 나열하는 구태의연한 방식에서 탈피해야 할 것이다. 대다수 이용자가 포털에서 뉴스를 검색하는 이유 중 하나가 기사 검색이 느린 전문 사이트를 꺼린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새로운 플랫폼의 구축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자사의 뉴스만이 전부가 아님을 인정하고 타 매체의 의견을 통합 수렴함으로써, 언론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주요 뉴스에 대한 타 매체의 시각을 기사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강조하고, 각 매체의 사설이나 논평 같이 깊이 있지만 비인기 콘텐츠 및 블로거의 논평을 연계하는 등 정보의 질을 높이는 유통 구조를 살려나가야 한다.

아쿠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던 주요 일간지가 온라인에서도 이를 유지하고자 하는 독자적인 행태를 자제하고 언론사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시기”라며 “이제 언론사는 뉴스 CP(콘텐츠 제공자)처럼 표준화 작업이 필요하며, 포털이 아닌 언론사 기준의 정제된 뉴스를 검색 및 부가정보와 연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털과 언론, 각자 역할에 충실할 것!
포털과 언론은 각자의 역할이 있다. 포털은 이용자 기반이라는 특성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미디어 부분도 뉴스 유통 채널의 역할에 충실하며 향후 모바일 시대에 대비한 사업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유비쿼터스 환경이 되면 뉴스 또한 SKT와 같은 이통사가 경쟁력을 가지며, 이들이 차세대 포털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 뉴스 사이트 또한 트래픽 상승에만 치중해 헐값으로 콘텐츠를 파는 것을 지양하고, 아쿠아 프로젝트 같은 공동 사업에 참여하는 등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서비스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지금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 제 자리를 찾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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