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닷컴 The Trend 를 종료하면서 썼던 글


01.주객전도 (主客顚倒)
품질이 먼저인가? 오픈일 준수가 먼저인가?

오픈일이 먼저 정해짐에 따라 불완전한 상태로 오픈
파란2.0 프로젝트는 전체 일정이 파란닷컴 2주년에 맞추어 일정이 먼저 잡혀진 후에 개별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음. The 트렌드의 경우 실제 개발 이후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튜닝이 필수불가결한 서비스로서, 실제 외부에 노출하기 이전에 서비스 품질을 일정 정도 수준에 올려 놓은 후에 서비스 오픈이 되어야 했으나, 초기화면의 개편일정에 따라서, 그와 같은 품질 향상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음.
그리하여 일차적으로 서비스의 지속적인 재방문을 견인할 수 있는 품질의 측면에서 일정 정도 한계를 노출하였음.



02.속수무책 (束手無策)
문제는 있으되, 해결하기가 난망하구나

프로젝트 조직 세팅 지연으로 담당 디자이너 배정이 뒤늦게 됨으로써, 전체 일정에 위험요소로 작용. 또한 The 트렌드는 외주인력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됨으로써, 실제 Front-End 부분의 수정요구 발생시에 수정 보완 및 지속적 개선에 어려움 발생.
웹 서비스는 기획 -> 개발 -> 오픈 -> 수정기획 -> 보완 -> 수정기획 -> 보완의 사이클을 가진 영원한 Beta로서 이용자 Feed Back에 의거한 지속적인 품질 개선이 필수적이나, 현재의 개발구조에서는 그와 같은 운영/유지보수 사이클을 형성하기가 어려운 상황임
즉 기획자의 아이디어가 실제 서비스로 구현되기까지 지극히 시간이 걸리고, 프로세스 간의 리소스 누수가 다수 발생함. 이것은 대외적으로 KTH가 시장상황에 대한 느린 반응과 리더쉽을 가지지 못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함. 또한 외주인력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은 프로젝트 개발 노하우에 대한 내재화에도 걸림돌로 존재함.



03.혈혈단신 (孑孑單身)
그물로 낚을 것인가, 낚시대로 낚을 것인가.

단위 서비스간의 레버리지 효과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 The 트렌드는 파란2.0 전략 캔버스 상에서 파란 닷컴내의 트래픽 배분을 위한 트래픽 허브로서 개별 서비스 간의 Linkage가 중요하나, 오픈 이후 그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실패하였음. 이것은 the 트렌드에서의 문제 뿐만 아니라, 파란닷컴 전체 도메인 내에서 단위 서비스의 SNB에서의 연계외에도, 유사 타켓을 가진 서비스, 유사한 서비스 모델을 가진 서비스 들간의 연계에 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함. 그것은 물론 단위 서비스 담당자들사이의 협력과 컨센선스가 전제가 되어야 할 것임.



04.정저지와(井底之蛙)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최초 the 트렌드 기획 단계에서 꼼꼼하게 검색엔진에 대한 품질 검증 및 서비스 모델링이 전제되어야 했으나, 그러한 검증 작업이 미비하여, 실제 서비스 개발시 현실적인 개발상의 어려움에 직면하여, 포기해야만 했던 기능요소들이 다수 발생. 즉, 실제 구현 가능성 여부에 대한 일차적인 검증을 통해 기간 내 개발 가능한 것과 장기간의 리소스 투입이 필요한 개발인 것, 개발할 수 없는 것이 대한 구분이 필요하였으나, 그러한 부분이 축소 혹은 생략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전체 서비스 품질 수준 저하로 이어지는 결과 발생.



05.함흥차사 (咸興差使)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프로젝트 일정 관리에 대한 어려움 발생. 프로젝트 조직 내부의 문제가 아닌 외부 여건에 의하여 미리 예측하지 못한 일정 지연사유가 발생(디자인 리소스 배분 문제, 스타일 가이드 부재에 따른 협의 등)함으로써, 실제 개발에 투입되어야 할 시간이 단축되어, 촉박한 프로젝트 일정에 의하여 품질개선에 곤란한 상황이 발생.



협력업체: “대리님, 코딩파일은 언제 나오나요?”
담당자 : “몰라요… 확인해보고 알려드릴께요..”
협력업체: “네.. ㅠㅠ”



06.권상요목 (勸上搖木)
PM에게 권한은 있었는가?

본 프로젝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KTH의 고질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파란2.0 프로젝트 전체적으로 각 PM은 명목상의 PM이었을 뿐, Power Pointer 혹은 StoryBoarder 였음. PM은 실직적으로 프로젝트 전체에 대한 권한을 가지지 못했으며 책임만 있었음. 즉 일정관리, 디자인, 개발 품질수준에 대한 평가, MKT등에 대한 PM의 의견은 종종 상위 레벨에 반영되지 못하고, 상위레벨에서 결정된 사항을 프로젝트 조직에 반영하는 역할에 충실하도록 강제됨으로써 프로젝트 산출물(서비스)를 대내외적으로 공표된 날자에 오픈하는데에 그 역할이 한정되었음. PM은 실제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중요 의사결정 권한이 없음으로 해서, 이해와 설득을 위한 (실제 서비스 개발과는 관련이 희박한) 문서들을 만드는데 에 많은 시간을 소진하였음. 오픈 지연에 대한 욕을 먹지 않기 위해, 조악한 품질 수준에도 불구 오픈을 강행하였음. 그것은 시장에서의 낮은 이용률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음.



07.우이독경 (牛耳讀經)
파란닷컴은 원래부터 개후레자식이었는가?

서비스 오픈 이후 평판(Reputation)관리가 미흡하여, 시장에 일정 정도의 멧세지를 던지는데에 실패함. 구글 혹은 애플과 같은 자발적 옹호자(Evengelist)는 차치하고라도, 파란닷컴의 변화에 대한 최소한의 긍정적인 여론의 생성도 실패하였다고 판단됨. 그것은 블로고스피어에서의 무관심 혹은 냉소로 나타남.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개설 및 매스 MKT도 중요하지만, 인터넷상의 여론에 대한 순발력 있는 대응 또한 필요함. 엠파스의 경우 ‘친절한 엠파스씨’를 통해 엠파스와 관련된 Blog 포스트에 대하여 직접 댓글을 달고 트랙백을 통해서 관리하고 있으며, 다음, 네이버는 자사 관련 블로그 포스트를 수집, 해당 개발자, 운영자에게 전달, 개선하는 프로세스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서비스, 개발자, UI 관련 공식 블로그를 개설, 블로그를 통해서 기술적 리더쉽 과시와 더불어 지속적인 여론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음.



08.만시지탄 (晩時之歎)
삼성은 World First, World Best,
구글은 Launch early and often, Unexpected Innovation
그렇다면 파란의 개발 원칙은?

이용자의 욕구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는 웹서비스의 기획/개발은 최대한 신속하고 완성도 있게 진행되어 시장에 적시에 출시되어야 함에도 불구, 지속적인 뒷북 출시로 시장에서 신뢰와 영향력을 잃고 있음. 그러한 현상에 대한 원인은 첫째, 시장의 변화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하고, 둘째, 서비스 출시까지의 불필요한 지연 요소가 다수 존재하며, 셋째 내부 리소스 부족에 따른 외주인력위주의 개발로 인해, 지속적인 개선에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함.
경쟁포털과 비교하여, 최소한 비슷한 걸음을 걷거나, 반발짝 정도라도 따라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파란의 서비스는 이미 경쟁사에서 유사 서비스가 출시되고 시장이 성숙하는 단계에서 출시되어, 경쟁포털은 반환점을 돌아올 때 파란은 스타트라인에서 달려나가는 경우가 빈번함.
즉, 해외 트렌드와 국내 시장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서비스를 경쟁포털에서 준비하여 서비스(혹은 사소한 기능개선)를 출시하면 파란은 경쟁포털의 기출시된 서비스를 보고 각성하여, 그제서야 개발에 들어가는 뒷북을 치고 있음. 또한, 그렇게 출시된 서비스는 차별화에도 실패함으로써, 이용자들에게 서비스 이용에 대한 모티브를 전혀 제공하고 있지 못함. 최소한 경쟁포털에서와 같은 서비스 출시 스피드를 가지기 위한 프로젝트 개발 환경의 보장이 필요함.


2006년 12월. 파란서비스본부 검색팀 서선일.



위의 글은 작년 파란2.0 프로젝트 중 하나인 파란 The TREND 서비스를 종료하며, 작성한 문서다.
일년이나 지나서, 다시 꺼내서 읽어보니, 참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글에는 빠져 있지만,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종료에는 PM의 부족함이 제일 크다.
회사의 여러 지원에도 불구하고, 단명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고 말았다.
투덜투덜 불만 만을 쏟아낸 것 같지만, 무엇보다 내 자신이 제일 부족했음을 알기에,
부끄럽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이다.



재작년 입사이후로 파란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고.
몇가지는 윗글과는 달리 분명히 달라진 점도 있고, 또 다른 몇가지는 여전하다.
많은 수업료를 내면서 좀더 신속하고,합리적인 조직이 되어가는 느낌도 있다.
이렇게 마음껏 투덜거릴 수도 있고…물론 까칠하다고 머라하긴 한다만 -_-;
물론 요즘에도, 여전히 답답해서 하루에도 몇번씩 울컥울컥 하기도 하고,
감각없는 인간들이 태클을 걸어온다.



아무튼 중요한 건 내년에 The Trend는 세번째 버전으로 다시 돌아온다는거.
올해말에 오픈하고자 했지만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았다는 거.
뭐 그런 변명이랄까나….




5 Comments

  1. 아…너무 공감하는 내용이었습니다…..정말 정말요…

  2. 나중에 파란이 네이버를 제친다면 1등 공신은 님일 것 같군요.
    비범한 안목과 정열이 님에게서 느껴집니다.

  3. 어쩌면 어느 한 회사에서의 일이 아니라 대부분의 웹기획자가 가지는 비애라는 생각이 드는구먼.

  4. 야키 // 어머;; 부끄럽사와요; 과찬이십니다
    까모 // 난 늘 투덜투덜 -_-;

  5. 공감가는 글이라 퍼갈게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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