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의 질서가 네트를 자유케 할 것이다

기획의 강박에서 벗어나기


인터넷 서비스를 기획할 때 아이디어를 짜내고, 목차를 정하고, 파워포인트 글상자의 가로선, 세로선을 맞추고 등등의 기획의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 기획자 몇 명의 머리에서 나오는 서비스는, 그 아이디어의 신선함에 따라 몇 개월 정도는 유행할 수 있지만, 뭐 그런 서비스도 필요하다고 할 순 있겠지만, 이제 아니다.


이제 서비스의 방향은 사용자(이 단어에 불만. 좀 더 적합한 말은?)들이 마음 푹놓고 여기저기 거닐면서 사용할 수 있는 여백이 있는 서비스. 옷에 비유하자면, 줄자로 빈틈 없이 몸 치수를 재어 만든 말끔한 정장이 아니라 ― 소매나 바지가 조금 길면 접어 입고 땅에 끌리기도 하고, 허리띠를 풀고 팬티를 조금 보여주기도 하는 힙합 바지 같은 옷이 필요하다.

몸에 맞는 옷이 아니라 마음에 맞는 옷. 그런 서비스가 만들고 싶다.

클레이 셔키의 “특정한 상황을 위한 소프트웨어(Situated Software)“라는 글도 참고해 볼만.

[From 호찬님 블로그]

무술 초심자들이 흔히 범하기 쉬운 오해중의 하나는

고수들의 ()이나 투로(套路·권법) 먼저 눈이가고 마음이 따라가,

‘나도 언젠가는 저런 수준에 봐야 하잖겠는가’라는 욕심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고수가 구현하는 무예가 강한 것이든, 부드러움을 추구하든 현란한 몸짓에는 흐트러짐 없는

고도의 절제됨이 녹아있기 마련임에도 종종 본질은 현상에 가려지곤 한다.

서비스의 시작은 기획자의 머리겠지만,

정작 서비스의 완성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일 게다.

DC 키운 것은 팔할이 ?자들이었고,

블로그의 완성은 하얀 여백을 빼곡히 채워나가는 이용자들의 몫이다.

마크 트웨인이 어느 편지의 서두에

시간이 없어서 길게 점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라고 했던 것처럼,

덜어내고 덜어내어,

이용자들로 하여금 서비스에 개성을 불어 넣고 살아 숨쉬게 만드는 . – 그것이 중요하다.

단순함이, 그 여백의 질서가 네트를 자유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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