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 좌표 속의 서울을 보다. “서울 인문지리정보시스템”

(2) 시간과 공간, 좌표 속의 서울을 보다. “서울 인문지리정보시스템”

정보공학연구소에서 진행한 ‘서울인문지리정보시스템’은 2001년 문화관광부 지원으로 진행되었으며, de-sign KOREA 공공디자인에 대한 상상전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 서울 인문지리정보시스템의 정보디자인 컨셉

서울은 이 도시를 처음 찾는 이방인에게 뿐만 아니라 늘 이 곳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낯설다. 600년이라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말이 무색하게, 낡은 것들이 새로운 것들에 무참히 밀려난 이 도시는 늘 급속한 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가 파헤쳐졌다가 메꿔지기를 반복하고 길모퉁이의 가게가 끊임없이 이름을 바꾸는 곳, 재개발 지구가 하루 아침에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조성되는 곳, 그리고 그 급속한 변화로 인해 마치 동시에 여러 시대가 혼재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 여기는 어디이고 우리는 누구일까.
서울 인문지리 정보시스템의 작업은 이 질문에서 시작된다. 지리정보를 길어내는 일은 단순히 지형의 윤곽을 드러내는 일이 아니라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 삶의 기반이 되는 환경, 사회, 문화의 관계망을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연표와 다이아그램, 가이드북과 맵, 웹사이트와 키오스크라는 몇 가지 형식을 마련했다. 연표와 다이아그램은 시간과 공간의 좌표 속에서 서울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가이드 북과 맵은 서울을 여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 웹사이트와 키오스크는 이러한 정보를 온라인으로 연결시켜 사용자들의 편의를 돕고 그들 나름의 정보를 구축할 수 있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1. 연표
역사의 단편적 사실만으로는 현실을 판단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우리는 단순한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정보나열식 연표가 아니라 그 시대와 사회를 구성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항목으로 정보를 분류하고 각 항목들이 구성하는 수직적, 수평적 관계 속에서 새로운 정보를 찾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했다.
연표의 가로축은 항목별 구분을, 세로축은 시간의 흐름을 나타낸다. 과거에서 현재로 흘러내려오는 시간의 흐름은 균등하게 배분되어 있지 않으며, 100년 단위로 나눈 선들이 현재에 근접할수록 넓어지게 되어 있다. 즉, 20세기가 패널 안에서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며 그 안의 정보량 또한 월등히 많다. 패널 왼쪽과 오른쪽에는 각각 한국동향과 세계동향을 덧붙여, 정보의 관계망을 살피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2. 다이아그램
연표가 사회의 여러 가지 변화양상을 일정한 틀에 따라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면, 다이아그램은 이를 배경으로 하되, 연표에서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던 것들의 관계망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쓰개치마에서 배꼽티까지 – 서울 600년의 패션변천사
신분과 지위, 빈부 귀천에 따라 복식의 착용은 물론, 옷감과 무늬에까지 제한을 받았던 엄격한 조선시대의 복식에서부터 다양한 유행의 흐름 속에서 점차 개성을 추구하게 된 90년대에 이르기까지 서울 사람들의 복식사를 살펴본다.


수렵과 채취에서 퓨전요리까지 – 식생활변화와 그에 따른 체질 변화
다양한 외래음식들이 흘러들어오면서 우리의 식생활은 말 그대로 ‘세계화’되었지만, 밥과 김치, 된장 등 전통 음식의 소비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자장면, 초콜릿, 아이스크림, 커피, 피자, 햄버거와 같은 것들을 우리는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는지, 우리의 식탁은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겪어왔는지, 그리고 그에 따라 우리의 체질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함께 본다.


서울, 거대한 움직임의 도시 – 수치로 본 서울의 하루
1,000만이 살고 있는 도시 서울에서는 출생과 사망, 결혼과 이혼, 범죄 발생 등의 일들이 엄청난 건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물, 고기, 유류, 전력이 소비되는 양도 상당하다. 거대한 몸집의 도시 서울이 하루 동안 삼키고 내뱉는 양과 수많은 사건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통계 수치를 통해 살펴본다.


10만원으로 본 직업의 풍경들 – 직업별, 10만원을 버는 데 걸리는 시간
연예인, 변호사, 교수, 의사, 청소부, 배달부, 고물수집상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일정한 돈을 버는 데 걸리는 시간을 비교해 서울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양태를 시각화한다.


한강, 600년의 호흡 – 한강변천사
수백년 동안 서울 시민, 우리 민족과 함께 호흡해온 한강이 점차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리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어류와 조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본다.


서울, 스물 네 시간의 흐름 – 서울의 시간대별 인구 밀도
출근 시간의 도심, 테헤란로의 한낮, 명동의 오후, 신촌의 밤, 동대문의 새벽 등 특정시간대에 특정 지역으로 인구가 몰리는 도시집중화와 퇴근 이후 도시를 빠져나가는 도시공동화 현상을 바라본다.


건축물, 삶의 공간, 시대의 상징 – 서울의 건축물과 주거 양식의 변화
동대문, 남대문, 서울역, 명동성당 등 당대에 세워진 중요한 건축물과 함께 초가, 기와, 적산가옥, 아파트, 고층건물, 녹지의 분포도를 함께 살펴봄으로써 서울의 주거양식에 어떠한 변화가 있어왔는지를 본다.

인구집중이 그리는 도시의 풍경 – 인구증가에 따른 도시화 과정
인구 증가율을 바탕으로, 건축허가 건수, 자동차 등록대수, 주차장의 면적 변화, 에너지 소비량의 변화 등 도시화의 여러 징후들과 환경오염도의 변화를 함께 살펴본다.



3. 가이드 북 & 맵
가이드북은 일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여행자가 필요한 정보를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여행자가 선택한 정보는 폴더에 끼워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했으며, 7개 섹션으로 이루어진 각각의 책자는 한 권으로 묶일 수 있도록 했다.
가이드 북은 대중교통편과 렌트 카, 도로정보 등을 담고 있는 [How to Moving in Seoul], 호텔 등 숙박업소를 소개하는 [How to Sleeping in Seoul], 음식점을 소개하는 [How to Eating in Seoul], 찻집과 술집 등을 소개하는 [How to Drinking in Seoul], 미술관과 박물관, 콘서트 홀, 영화관 등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How to Feeling the Culture of Seoul], 유원지, 동물원, 등산과 트레킹 등의 정보를 담고 있는 [How to Enjoying in Seoul], 쇼핑 정보를 담고 있는 [How to Shopping in Seoul]로 이루어져 있다. 여행자는 이들 책자 중에서 원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

4. 웹사이트 & 키오스크
웹사이트와 키오스크는 연표와 다이아그램, 가이드 북과 지도 등과 연계해 그 정보의 일부를 포함하되 서로 상호보완의 관계에 놓이도록 디자인했다. 특히, 웹사이트에서는 서울에 대한 이해를 돕는 오프라인의 정보를 사용자들이 온라인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온라인의 장점을 살린 맞춤 정보를 제공하고 사용자들 스스로 정보를 확장시켜나갈 수 있도록 정보 제공의 통로를 열어두고자 했다.
이 사이트는 가상공간에서의 간접적인 여행을 위한 정보와 현실 공간의 실질적인 여행을 위한 정보로 구성된다. 모듈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사이트의 정보는 사용자의 선택적 조합에 따라 BOD의 형태로 인쇄해 판매할 수도 있다.
이 사이트의 컨셉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된다. 우선, 이 사이트의 정보는 여행에 필요한 지도, 이벤트 캘린더, 옐로우 페이지, 자신의 여행일정 등이 각 면에 배치되어 만들어진 정육면체로 구성되는데, 이 육면체가 바로 각 사용자의 ‘트래블링 백’으로 기능한다. 말하자면, 사용자는 각자 자신의 여행 의도와 목적에 따라 자신만의 ‘트래블링 백’을 가지게 되는 셈이다. 이 육면체가 연관관계에 따라 모이게 되면 벌집구조로 발전해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된다.

키오스크는 공항 입국 로비와 지하철역 등지에서 여행객에게 유용한 정보를 좀더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을 둔다. 웹사이트와는 달리, 사용자가 정보를 업로드하는 데에는 제약이 있지만 별도의 검색과정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5. 서울 지하철 시간축 지도
교통 네트워크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가에 따라 거리상으로는 더 먼 공간이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지하철의 경우에도 노선도가 어떻게 놓여 있는가, 몇 번에 걸쳐 갈아타야 하는가에 따라 거리상으로 인접해 있는 공간도 멀리 돌아가야 하고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일이 생긴다. 이 점에 착안해, 서울의 지하철 노선을 시간축으로 재구성해 지하철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6. 인천 국제공항 버스노선도
현재 인천 국제공항에는 변변한 버스노선도 하나 마련되어 있지 않다. 14개의 게이트 앞에 일렬로 늘어선 버스들 중 어떤 것을 타야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는지를 한눈에 알려주는 지도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에 착안해, 인천 국제공항에서 서울로 이어지는 버스의 노선도를 시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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