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단상 – 소소한 결심

1. 올 한 해는 흩어진 각각의 노드를 잇는 링크를 튼튼하게 하는 한 해로 만들어야 되겠다는 첫번째 결심. 난잡하게 맥락없이 책을 읽고 그 내용들이 흩어져 있는 줄로 알았는데, 머리 속 어느 한 구석에 저장되어 환기되는 경험을 하고 결심했다. 정보를 흡수하고 확장하는 것보다, 그것들을 차분하게 묵혀서 숙성시키는 과정이 부족했다는 반성.
Act of Killing“을 보고난 뒤, 아르메니아 학살을 다룬 ‘메즈 예게른‘과, 30년대 나치치하 독일인들의 평범함을 다룬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크메르루즈 학살에 가담했던 가해자의 심문내용을 다룬 ‘자백의 대가 : 크메르 루즈 살인고문관의 정신세계“을 떠올리면서 든 생각.

2. 더불어 책을 좀더 가까이 하기로 두번째 결심. 서재로 만든 안방의 책들이 넘쳐나서 집안 어디에나 책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즐거움이 되어야 할 책이 무슨 숙제처럼 부담스러워지고 자꾸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면서 부채감만 늘고 있어서 무언가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소화불량에 걸리기 전에 얼른 소화시키자. 올해 안에 100권의 책을 읽어보기로 우선 결심. 1년 52주, 일주일에 두권 정도. 부담스런 수준이긴 하지만, 목표는 언제나 그래야 하니까.

3. 음악과 영화는 좀 더 기준을 높이고 소비는 줄여서 밀도를 높이기로 세번째 결심. 그저 쌓아두기만 하는 영화와 음악이 무슨 소용이겠나. 언젠가 듣고 보겠지라며 쌓여가는 것들이 점점 높아져서 벽을 만들고 있다. 와차를 통해서 평가하고 기록해 둔 영화들이 오늘 기준 1351개다.  대부분이 봐도 안봐도 좋을 만한 것들. 그동안 난삽하게 보는데에만 신경쓰느라, 좋은 영화들을 많이 뒤로 밀어두었다는 반성.

4. 체중은 전보다 다소 늘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아직 목표까진 4~5kg가 남았다. 너무 조바심 내지 말고, 천천히 조절을 해 나가기로 네번째 결심. 곧 날이 풀리면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탈 것. 올 해엔 500km는 넘겨보자. 나이를 먹고 배운 것 중에 가장 잘한 것 하나는 역시 뭐니뭐니 해도 자전거를 배운 것. 통제 가능한 인간적인 속도와 페달을 밟는 근육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바람속에서 느끼는 것은 즐거운 쾌감이다.

5. 드로잉 역시 계속해 나가기로 마지막으로 결심. 꾸준함이 최고의 비결이라는 말을 염두에 두고. 이외에 악기 하나쯤 배우는 것도 좋겠다. 알아보자.

6. 마지막으로, 바깥으로 목소리를 높이기 보단, 내 스스로에 침잠하고, 반성하고, 성찰하자.
나이를 먹을 수록 꼰대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법을 절감하는 요즘.  ‘정의로운 사람은 빠르게 판단하지 않는다. 정의로운 자는 스스로 서둘러 판단하는 것을 삼간다. 정의로운 자는 남의 말을 경청하는 자이고, 정의로운 자는 남에게 친절한 자다.’ 김훈이 인용한 니체의 말처럼. 경청하고 반성하고 성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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