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포털로 살아남기

국내 웹사이트의 랭킹 순위 상위 10위권 인기 사이트들은 모두 포털 사이트이다.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것은 알지만 개인적으로 검색 도구 이외에는 포털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늘 이러한 랭킹 순위를 보며 ‘사람들은 포털에서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하고자 할까’라는 의문이 있다.

불과 몇 년 전, 사람들은 원하는 정보나 서비스를 안내 받기 위해 포털을 찾았다. 포털들은 그들을 안내하는 대신 광고를 제공해 서비스를 유지해 나갔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모든 포털들은 검색이나 메일서비스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개인 홈페이지, 전자상거래, 유무료 컨텐츠들을 한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메가 포털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그 재정적 기반도 광고 수익 뿐만이 아니라 유료 컨텐츠 판매 수익으로 전환되면서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메가 포털을 지향한다는 것은 곧 사용자가 원하는 인터넷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하나의 포털 내에서 모두 충족시키겠다라는 의미이다. 초기에는 각각의 포털들이 가진 서비스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포털들이 있었지만, 이제 이러한 포털들이 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4C 즉 커뮤니케이션, 커뮤니티, 컨텐츠, 전자상거래로 통일화 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커뮤니티, 채팅 등을 내세웠던 사이트들도 이젠 모두 4C 요소들을 지니게 되면서 거의 모든 사이트들이 일반 포털의 형태를 취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많은 포털사이트들이 하나의 목표점을 가지고 유사한 컨텐츠들을 서비스하게 될 때 결국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는 사이트는 누구일까? 지금 이미 타 포털에 중독되어버린 사용자를 불러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는 사용성 측면에서 이에 대한 해답을 위해 각 포털 담당자들이 고민했으면 하는 몇 가지 요소

들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1. 이 사이트의 색은 뭘까

국내의 주요 포털 사이트들을 일반 사용자의 눈으로 보면 모든 사이트의 메인화면 구성이 매우 유사하다. 내부로 들어가 보면 네비게이션 방식, 메뉴 체계, 심지어는 컨텐츠까지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이는 각 사이트만의 차별점이 부각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결국 사용자로 하여금 현재 사용하고 있는 포털 이외의 다른 사이트로 이동할 만한 필요성을 못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된다. ‘왜 똑 같은 사이트를 여러 개 써야 하는가’라고 사용자는 반문한다.
제작을 하는 입장에서는 열심히 만들어진 다양한 서비스들이 공평하게 보여지기를 바라겠지만 전략적 측면에서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사용자가 그 사이트의 메인 화면을 보고 있는 8초 내에 사이트의 성격을 정의할 수 있는 명확한 향기를 풍겨야 한다. 나머지 풍부한 컨텐츠들은 그 이후에 충분히 보여질 수 있다.

2. 사용자가 원하는 시작점은 무엇인가

사용자들은 지금까지 한 포털 내에서, 한가지 혹은 많아야 몇 개의 서비스를 쓸 뿐이었다. 이런 사용자들을 제작자가 원하는 다른 서비스로 이끌려면, 사용자들이 즐겨 찾는 서비스를 시작의 기점으로 하여 다양한 장치들을 통해 타서비스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 때 유의할 것은 많은 다른 정보나 메뉴들을 페이지 내에 단순히 디스플레이 해 놓는 형태이어서는 안 된다. 내가 보고 있는 정보와 관련된 정보만이 효과가 있으며, 디자인적으로도 그 상관성을 명확히 표현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테스트 결과를 보면, 사용자들은 현재 보고 있는 정보와 관련이 없는 전혀 엉뚱한 부가 컨텐츠가 제공될 경우 그 컨텐츠를 보고자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단지 그 사이트가 매우 상업적이라고 느낄 뿐이었다.

3. 배우기 쉬워야 한다

거의 매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포털사이트는 늘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와도 같다. 내가 늘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에서 자주 쓰는 메뉴를 찾기 위해 항상 메뉴바를 헤매야 한다면 짜증의 연속일 수 밖에 없다. 포털도 마찬가지다. 메인 화면에 그 많은 서비스들을 모두 노출할 수 없기 때문에 카테고리와 메뉴들을 어떻게 하면 사용자에게 빨리 학습시킬 수 있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메뉴는 직관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포털에서의 메뉴 레이블링이나 그룹핑은 보편성이 매우 중요한데, 사용자들이 여러 개의 포털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너무나도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카테고리나 메뉴 레이블이 결국 사용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이다.

4. 사용자를 사로잡는 글

컨텐츠의 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지만, 실제로 제작시 약간은 천대 받는 작업이 바로 글쓰기이다. 기획 담당자들이 글쓰기 작업까지 하는 것이 일반적인 제작의 형태이지만, 문장 하나하나에서 그 사이트의 숨은 질이 평가된다. 이는 각 사이트들의 컨텐츠 질이 향상되어 점차 평준화되면서 더 뚜렷이 나타날 것이다. 사람들이 같은 외국서적을 살 때 출판사나 번역자를 보고 책을 고르는 것과 똑같이 보면 되는데, 해외의 경우 온라인에서의 글쓰기가 별도의 한 분야로 다루어지고 있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아직 이 부분에 대한 교육이나 전문가 양성이 미비한 상황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사이트 제작시 Writing Guideline을 명확히 제공하여 그 기준에 따라 페이지를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5. 타겟에 꼭 맞는 포털

미국의 포털들이 개인화를 강조하는 반면 국내 포털들은 커뮤니케이션, 커뮤니티를 강조하는 것은 공동체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국내 사용자들의 특수성을 반영한 좋은 예이다. 실제로 사용성 측면에서도 일반적인 UI 기준으로 접근하는 경우 타겟 사용자들은 매우 다른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타겟 사용자에 대한 정확한 분석에 맞는 UI를 채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6. 테스트를 잊지 말자

제작 또는 운영 시에 반복적인 테스트를 잊지 말자. 사용자를 추측하기 보다는 행동을 관찰해야 한다. 테스트, 테스트, 또 테스트. 아주 간단한 테스트들이 사용자와의 갭을 최소화하게 도와준다.


차별화되고 앞서나가는 포털을 제작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여기서 필자가 제시하는 사항들은 아마도 지금까지 포털을 제작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계속 고민했던 부분들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유용한 정보를 쉽고 편하게 제공함에 있어 다시 한번 다같이 고민하고 그 고민의 결과가 사용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처 : http://www.uidesign.co.kr/case/team_column/team_column_read.asp?column_index=5&case_year=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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