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을 위한 행진곡

[From 경향신문]

[여적] 님을 위한 행진곡


유형의 시절, 1982년 2월 스무날 광주 망월동 시립묘지 구석에서 한 쌍의 결혼식이 열렸다. 신랑은 ‘그해’ 5월27일 전남도청의 마지막 항전에서 장렬히 산화한 ‘전사’ 윤상원. 신부는 신랑의 들불야학 동지로 1979년 겨울 노동현장에서 숨진 박기순. 그 영혼결혼식에서 산 자들은 ‘타는 목마름으로,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노래를 불렀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님을 위한 행진곡. 노래는 장엄하고, 서정적이고, 힘찼다. 죽음과 패배의 쓰라림을 깔고 있으면서도 끝내 승리의 의지를 동여매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광주의 한 단칸방에서 카세트 녹음기로 만든 노래 테이프는 수없이 복제돼 순식간에 방방곡곡으로 퍼졌다. 거리에서, 파업현장에서, 뒤풀이 자리에서, 얼마나 외쳤던가.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광주 대학살의 패배감과 자괴감, 살아있음이 곧 부끄러운 산 자들은 그 노래에서 싸울 힘을 얻었고, 희망을 길어 올렸다.

가히 ‘님을 위한 행진곡’은 80년대 이래 민주화운동의 ‘애국가’였고, 남한 진보운동의 혁명가였다. 그리고 지금도 소외되고 약한 사람들의 ‘싸움터’에서는 어김없이 울려퍼진다. 진보진영의 집회에서 행해지는 ‘민중의례’에선 애국가 봉창 대신 ‘님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된다. 지난해 총선 뒤 청와대 만찬장에서 열린우리당 386당선자들이 ‘불끈 쥔 주먹을 힘차게 휘저으며 목청 높여 부른’ 노래도 이것이다. 망월동 시립묘지에서 청와대까지, 시대는 변했지만 노래는 살아 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이 군사독재 아래서 신음하는 미얀마의 운동가요로 불린다. 미얀마 민주화운동 단체인 ‘버마 행동’ 한국지부가 미얀마어로 번안해 음반으로 제작, 미얀마 국내에 몰래 뿌린다는 것이다. 미얀마 사람들에게도, 군부독재에 맞서 승리를 일구는 노래가 되기를 기도한다.

최도은, 님을 위한 행진곡
님을 위한 행진곡은 아마 임철우의 소설에서였나… 고등학교때였을거다.
그의 소설속에서 시위현장을 묘사한 대목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를 처음으로 접했다.
그리곤 시간이 흐르고
공기마저 자유로웠던 3월 어느 봄날의 대학에서 처음으로
그 노래를 도서관앞 민주광장에서 불렀다.
학관앞에서, 학회실에서 선배들은 갓 입학한 후배들을 앉혀놓고
이런 저런 노래를 가르쳐 주곤 했다.
전대협진군가, 한총련진군가, 편지, 노동의 새벽, 농민가, 단결투쟁가, 철의 노동자, 연대투쟁가, 들어라 양키야, 전노협진군가, 열사가 전사에게, 복수가, 동지가…
그 중엔 이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도 있었다.

난 민중가요를그렇게 처음 배웠다.
그때 그 노래들은 언제나 거리에서 불리워졌었다.
콘서트장에서 편안하게 앉아서 듣거나 무대위에서 들려오는 음악에 따라부르는 노래가 아니었다.
도서관 앞 민주광장에서, 교문에서, 종로 어느 거리에서 명동성당에서
나른한 봄날 주말 오후의 거리의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게
전경들에게 ?겨 다니며 매케한 최루가스를 몸에서 폴폴 풍기며
팔뚝질을 하면서 부르곤 했었다.
자욱한 최루연기가 걷히고 나면,
눈물, 콧물을 흘리며 캑캑거리며, ‘복수가’를, ‘전대협진군가’를 부르곤 했었다.
그때 불렀던건 어쩌면노래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자리를 그 상황이 두려웠고,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부끄러웠다.
그때 날 거리에 서게 했던 것은 분노도 치기도 아니었다.
이 노래는 날언제나 부끄럽게한다.

9 Comments

  1. 며칠 전 KBS다큐 프로에서 70년대 민주화운동을 한 선배운동권 아저씨,아줌마들의 한 모임에서, 이 노래를 팔뚝을 치켜 들며 부르는 걸 듣고는 전율을 느꼈습니다. 아주 오래된 옛기억의 한켠, 어둠 속, 잊혀진 시간속에서만 존재하던 선율이 지상파를 통해, 그것도 나이드신 어른들의 목소리를 통해 울려퍼질 때의 그 가슴 벅참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 노래는 단순한 투쟁가나 민중 가요가 아니라, 진정으로 이 땅의 민주화와 인간 해방을 열망했던 이들의 피맺힌 절규로 제게는 아직 기억되기 때문입니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은 더 이상 슬픔이 아니라, 아무 것도 이루어 내지 못한 부끄러움입니다.

  2. 중고등학교때 내주변과 우리집주변과 울산을 지배했던 노래군…그래서랄까 이노래를 들으면..향수에 젖으며 즐거워진다… 내게는 민중가요가 아니라 추억인 노래.

  3. 전 아 노래를 들으면 아직도 뭉클뭉클 ㅠㅠ
    ?邈 갈 길은 멀은듯…
    퍼갈께요^^

  4. 퍼갑니다.

  5. 담아갑니다.

  6. 감사합니다.

  7. 담아갈께요. ^^

  8. 저 이노래 들으면서 가슴이 뭉클해지고 전두환 이 개스키 쓰발년 니가 글그도 인간 이냐 전두환 넌 살 자격 없어 정말 감동적인 노래내 마지막으로 전두환 좀 디져라

  9. 노래를 들으면 가슴이 뭉클하네요 담아가겠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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