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대한 발견을 떠나다. 정보공학연구소

(1) 관계에 대한 발견을 떠나다. 정보공학연구소

‘정보란 무엇일까?’ 그리고 ‘정보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정보란 생활 주체와 외부 객체 간의 사정이나 정황(情況)에 관한 보고(출처 : 두산세계대백과)라 하고, 정보디자인이란 개별 사실들을 그 적정성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거쳐, 이를 새로운 형태로 조직하여 사용자에게 제시하는 것을 뜻한다. 정보디자인의 중요한 역할은 무엇보다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여, 이를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정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곧 사용자에 대한 이해, 그들의 관심을 고려한 내용의 편집, 그리고 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적절한 형태 선정 등과 관련되어 있고, 지도, 다이어그램, 차트, 사이트맵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이번 특집에서는 뛰어난 정보디자인으로 성공한 프로젝트 소개와 정보 디자이너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보디자인의 다양한 분야를 살펴보았다.

+ 이진실기자 / (wiskybar@yoondesign.co.kr), 이정현기자 / (tstbi@yoondesign.co.kr)




(1) 관계에 대한 발견을 떠나다. 정보공학연구소

정보공학연구소는 1997년에 설립되어, 김경균소장을 필두로 8명의 정보 디자이너들이 디지털 네트워크 사회에서의 정보를 지식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 실천적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정보와 정보의 숨은 관계를 발견하고 그것을 서로 연결하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모색하여 새로운 정보문화 환경을 실현할 수 있는 정보공학적 생태계(커뮤니티)를 형성해 나가고자 출판 및 IT, 교육, 이벤트, 국내외 교류 등에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그 현장을 다녀왔다.



정글: 정보디자인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김경균: 대학 졸업을 앞두고 유럽여행을 떠났었다. 당시는 해외여행이 자유화되기 전이었고 지금처럼 배낭여행이 흔치 않았던 시기라 개인적으로는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 처음에는 유럽의 멋진 풍경에 취해 정신없이 몇 주를 돌아다니다가 문득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내가 어떻게 이렇게 편하게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고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그때까지는 공기나 물처럼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 오히려 그 중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광장 앞의 안내지도, 지하철이나 버스 노선도, 열차 시각표, 사인 시스템 등… 나처럼 어수룩한 여행객이 이런 것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한국에 돌아와 객관적인 시각으로 우리 주변을 둘러보니 상업적인 디자인은 넘쳐 흐르고 있는데 반해 지도나 다이아그램 등 대중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기본적인 정보디자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도 적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대학원에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맵 디자인”이라는 테마의 논문을 쓰게 되었고, 이 논문의 시작품으로 제주도 관광지도를 제작하게 되었다. 이런 시도가 발전되어 결국 지금은 웹 사이트의 인포메이션 아키텍처에 이르기까지 이 분야의 일을 계속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정글: 정보디자인을 정의한다면?
김경균: 사실 정보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 디자인이란 없다. 포스터, 패키지, 광고, 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디자인 결과물은 정보를 그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정보’를 고도 통신 기술을 동반한 글로벌 네트워크 주변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지금까지 오랜 기간을 통해 형성된 정보의 관계를 갑자기 디지털로 전환하는 행위만을 ‘정보화’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버렸고, ‘정보디자인’을 단순히 웹사이트의 설계로 그 분야를 한정 지어 버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허나, 정보라는 것은 이미 생명의 탄생 이전부터 존재해왔고, 정보의 생산이라는 측면의 디자인이 있어 왔다. 선사시대에 자신의 주변 정보를 기록하고 전달하는 방법으로 그린 지도에서 그 예를 볼 수 있다.

정글: 정보디자인을 함에 있어서 가장 주요한 사항은 무엇인가?
김경균: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관계에 대한 발견이다. 나는 우리가 하는 일을 설명할 때 “정보의 숨어있는 대각선 찾기”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바로 이 “대각선 찾기”라는 표현 안에는 정보를 어떻게 선택하고, 분석하여, 이를 유저가 필요로 하는 정보의 형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냐에 대한 문제가 모두 포함된 함축적인 것이다. 따라서 정보디자인을 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는 정보와 정보사이, 정보와 사용자 사이의 관계(대각선)를 어떤 과정을 통해 발견해 나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글: 정보디자인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 중에서 가장 필수적인 분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경균: 어떤 것을 필수적인 분야하고 규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 미디어가 공존하고 있고 이 각각의 미디어들은 서로에게 그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구조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디자인에 있어서 파이 그래프나 바 그래프가 지도 디자인보다 필수적이라고 말할 수 없으며, 지도나 다이아그램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사이트 맵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필수적이라고 한다면 그 정보가 속해 있는 장르에 대한 내용적인 이해, 그 정보의 결과(디자인)를 사용하게 될 유저에 대한 배려 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정글: 정보디자인 프로세스는 어떠한가?
김경균: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이것은 최종적인 결과가 단순히 1박 2일의 여행 일정을 안내하는 형태의 타임라인으로 표현될 것인가, 온라인상에서의 유기체적인 형태의 커뮤니티로 발전될 것인가에 따라 전혀 다르다. 그렇지만 손수건을 만들거나 웨딩드레스를 만들거나 그 기본적인 프로세스에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적절한 소재의 선택이 필요하고, 그것을 적절하게 가공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그것을 적절하게 사용할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단순한 3단계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각각의 “적절함”이란 똑 같은 계란을 가지고 삶은 계란을 만드느냐, 당뇨병 환자를 위한 오믈렛을 만드느냐 만큼이나 다를 것이다. 다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작은 도표라도 만들어 설명하도록 하겠다.

정글: 정보디자인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경균: 리처드 솔 워먼이라는 사람은 “훌륭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결과물은 억지로 아름답게 꾸미려 하지 않아도 언제나 조형적으로 아름답다”라는 말을 남겼다. 요즘 주변의 젊은 디자이너나 디자이너를 지향하는 학생들을 보면 그 내용(정보) 보다는 그 결과(조형)에 더욱 충실하려고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사회의 전반적인 경향이 정보기술(IT)을 강조하고 있어 디자이너를 지향하는 학생들도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잘 다루는 일에 치중하게 되었다. 그러나 정보기술은 결국 정보문화(IC)를 담아내기 위한 그릇에 불과하다. 보다 넓은 시각에서 다양한 장르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의 관계를 발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그 조형적 아름다움은 자연스럽게 수반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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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Comment

  1. 퍼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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